[Ep.5] 인생의 2막 : 시리아에서 제주까지, 라연우 통번역가/인권 활동가

[Ep.5] 인생의 2막 : 시리아에서 제주까지, 라연우 통번역가/인권 활동가

슬라이스는 각자의 고유함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응원합니다.
그래서 찾아갑니다! 슬라이스가 슬라이서를 찾아나가는 인터뷰, 슬슬마실!
다섯 번째 마실은 슬라이스 유저이신 라연우님과 함께했습니다:)

라연우

통번역가/활동가


1.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제 이름은 라연우이고요. 시리아에서 태어나 2012년에 한국으로 와서 난민으로 살다가 2020년에 귀화했어요. 지금은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이주민 지원 센터에서 통역이나 상담을 주로 하고, 법무부 사회통합 프로그램 멘토단 강사 활동을 비롯해 이것저것 합니다.

2. <난민과의 대화> 활동에 사용하시는 포스터에 “제주 라씨”라고 적혀있던데,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요?

: 오랫동안 같이 살면서 가족같이 지내는 형이 있어요. 고민이 있을 때 항상 그분한테 조언을 얻는데 이름을 어떻게 지을지 고민하니까 뿌리를 잃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라’씨는 원래 성 씨의 첫 글자를 가지고 만든 거예요.

​한국에서 태어난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개명을 할 때 법원에 가서 정해야 하는 것들이 있어요. 여러 지역들 중 어디 라씨를 할 건지 한자어도 선택해야 하고요. 저는 제주가 고향이기 때문에 제주 라씨를 선택하게 됐어요. 연우라는 이름은 작명소에서 지었어요. 넓을 연에 임금 우자예요.

3. '번역, 인권 활동가, 연극배우 각각 다른 일이지만 누군가를 돕는 일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자신의 일을 직업(Job)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경력(Career), 누군가는 소명(Calling)이라고 하는데, 연우님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 그러게요. 일만 일이면 그냥 센터만 다니고 다른 건 안 할 텐데 저는 이것저것 다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들의 공통점을 가지고 이야기하자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들이 저의 소명에 가까운 것 같아요.

4.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 한국에서는 난민 신청을 하면 난민 인정률이 1.3%로 대부분 불인정을 받아요.개인 정보라서 자세하게 얘기할 수는 없지만 예전에 어떤 분이 난민 신청을 하셨는데 상황을 들어보니 난민 인정을 받을 만한데도 불인정을 받았어요.

공부도 많이 하셨고 전문성을 갖춘 분이라 한국에서 해볼 수 있는 게 많은데 난민 불인정을 받아서 아무것도 못 하는 거예요. 그래서 미국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을 해드렸어요. 미국에 가서 나머지 공부를 이어서 하고 지금 직장 다니면서 잘 살고 계신 걸 보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학교에 가서 아이들하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난민 인식 개선 강의를 하러 전국에 있는 초, 중, 고, 대학교에 가곤 하는데요. 난민을 비롯해 한국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이야기할 때 초등학생들의 반응이 특히 재미있어요. 질문도 되게 잘하고 확실히 세대가 달라지는 걸 볼 수 있더라고요. 아이들이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볼 때 앞으로 사회가 좋아지겠다는 희망을 봐요.

5. 어려움을 느끼는 지점은 언제인가요?

: 전체가 안 맞을 때. 제가 하는 일은 이주민을 만나는 게 대부분인데 한국 이민 정책이 지금 현실하고 안 맞는 게 가장 답답하고 힘든 것 같아요. 저도 “무조건 난민을 받아줘라. 무조건 다 영주권 줘라.”는 아니에요. 하지만 기회조차 없다는 게 정말 안타까워요.

6. 요즘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 제주도에서 연극을 하게 됐어요. <불투명 인간>이라고 디아스포라에 대한 연극인데 작가님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다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쭤봤더니 해도 된대요. 그래서 연습을 하기 시작했어요. 하다 보니 너무 재밌어서 그것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7. 디지털 명함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 제네바에 출장을 갔는데 어떤 분이 NFC 카드를 핸드폰에 찍어주는 거예요. 그걸 보고 “나도 이거 해야겠다.” 싶었어요. 한국에 와서 찾아보니까 슬라이스가 있더라고요. 우선은 앱을 받아봤어요. 정보를 조금씩 추가하다 보니 어느 순간에 정리가 잘 되어있더라고요. 그래서 NFC 카드도 바로 하나 주문해서 써보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어디에서 샀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어서 몇 개 사서 주변에 선물도 했어요.

8. 디지털 명함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 주로 미팅 자리나 새로운 사람 만날 때 활용해요. 상대방이 디지털에 익숙한 것 같다 싶으면 NFC 카드를 딱 찍어드리고 오래된 기종의 휴대폰을 쓰시면 QR 코드로 전달드려요. 그리고 한 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이메일 하단에 이메일 서명 대신 디지털 명함을 추가하는 거예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명함에서 다 볼 수 있으니까 이것 자체로도 홍보가 돼요.”

9.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으세요?

: 변화 시키는 사람. 제가 여러 활동을 하는 이유가 한국에 다양한 사람들이 같이 살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예요. 사회가 좀 더 좋게 변화했으면 해서요. 그래서 저는 변화 시키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0. 이 인터뷰를 보는 분들께 무엇이든 추천해 주세요.

: 소윤 작가님의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라는 책을 추천해요. 힘들 때 읽어도 좋고 행복할 때 읽어도 좋은 책이에요. 그리고 저희 공연 <불투명 인간>을 추천합니다. 제가 출연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이 사회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서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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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 만들기 Tip
라연우님은 디지털 명함에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 프로필 태그
- 정체성을 보여주는 키워드 #아랍어통번역 #난민과의 대화활동 #법무부 사회통합 멘토단 강사 키워드를 추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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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과 영문으로 자기소개 문구를 넣었어요!
✅ 이미지 블록
- 외부 강의 및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활동 사진들을 추가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