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 하이닉스 직원 말고 직업인으로서의 소설가 - 서윤빈 작가
그래서 찾아갑니다! 슬라이스가 슬라이서를 찾아나가는 인터뷰, 슬슬마실!
두 번째 마실은 슬라이스 유저이신 서윤빈님과 함께했습니다:)
서윤빈
작가
안녕하세요, 글 쓰는 서윤빈이라고 합니다.
1. 학부생 때 등단을 하셨어요. 책이 나왔을 때 주변 사람들 반응은 어땠나요?
: 어땠을까요? 제가 주변에 말을 많이 하고 다니지 않아서, 그냥 저는 책이 잘돼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했어요친구들은 의리로 사주는데 읽지는 않는 걸로 알고 있고, 가족들도 의리로 사겠죠?
2. 글에 대한 정보들은 어디서 흡수하세요?
: 다들 자기 전에 숏츠 영상을 많이 보잖아요. 저도 그래요. 보다가 흥미로운 게 있으면 저장해 놓고, 뭐 하나 걸리면 거기서부터 뭔가 만드는 식이에요. 아무래도 제 글이 현실을 베이스로 하기보다는 환상적인 내용들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정보에서는 자유로운 것 같아요.
3. 글을 계속 써나갈 수 있는 동력은 어디에서 얻나요? (예를 들어 독자의 반응이라지..)
: 제가 독자 반응에 일희일비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이런 거 써야겠는데?” 싶으면 그냥 써요. 사람마다 경험을 소화하는 방식이 다양하게 있잖아요.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있고, 사진을 찍거나 일기를 쓰시는 분들도 있고요. 저는 오히려 일기는 안 쓰거든요. 어떻게 보면 제 글이 인생이 기록되는 방식인 것 같기도 해요.
4. 일과 관련해서 어떤 영역에 집중하고 계세요?
: 문학 안에서의 확장을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지금은 소설이지만, 조금 있으면 동화도 나오고, 내년에 청소년 관련 책도 나올 예정이에요. 나중에는 시, 평론 같은 것까지 범위를 늘려보려고 해요.
6. SF 소설과 동화는 다른 장르인 것 같은데, 어떻게 동화를 쓰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 낭만적인 이유를 원하세요, 현실적인 이유를 원하세요? (두가지 다 들어볼까요) 소설만 쓰면 아무래도 시니컬하게 쓰게 되는 측면이 있어요. 그런데 동화는 어린이가 독자이다 보니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메시지도 생각해야 하고, 책을 구매하시는 부모님들도 고려해야 하는 제약이 생겨요. 그 제약 안에서 놀다 보면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소설로는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그쪽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 같아요.
6. "힙합 같은 글을 쓰고 싶다"라고 하셨어요. 힙합 같은 글이 뭔가요?
: 작은 조직마다 작은 사투리가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그런 식의 사투리였어요. 힙합이라는 말이 담고 있는 여러 가지 함의들과 이미지가 있잖아요. 뭔가 좀 반항적인 것 같기도 하고 자유로운 것 같기도 하고. 예를 들면 대학생 때 수업을 가야 되는데 수업을 안 가고 낮술을 해요. 그럼 "완전 힙합이다" 이렇게 말했거든요.
소위 문학한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사람들은 보통 클래식이 되기를 원해요. 그런데 미술관에 클래식만 있는 미술관은 오르세 미술관 정도는 돼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힙합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하는 이유가 나중에 붙은 거죠.
7. 구독 서비스를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없으세요?
: 옛날에 비슷한 걸 해봤는데, 저는 그렇게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아요. 구독 서비스의 장점은 앵커링이 된다는 전제하에 내 개인 팬을 계속 늘릴 수 있다는 거잖아요. 문제는 구독한 콘텐츠를 퍼블릭으로 가져올 수 없다는 거예요. 글을 구독자들만 소비하고, 그 밖에는 공개하기 곤란해져 버리는 일이 생겨서…에세이 같은 경우에는 가능할 것 같은데 소설은 어려울 것 같아요. 삶이 바빠지면 꾸준히 하기 어렵기도 하고요.
8.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으세요?
: 글 쓰는 사람이요. “글도 쓰고, 말도 하고, 출연도 하고, 강연도 하고 이것저것 합니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글 쓰는 걸 본질로 가져가고 싶어서 저는 글 쓰는 사람인 것 같아요. 자본주의적으로 소개하면 자영업자나 “저 강연 주시면 강연 정말 기깔나게 잘합니다?”
9. 디지털 명함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 궁여지책으로 쓰기 시작했어요. 출장 가서 명함을 써야 할 일이 있었는데, 명함을 최신화하지 않아 놓은 거예요. 원래는 책이 나올 때마다 책 컨셉에 맞게 명함을 만들었거든요. 그 사이에 책이 두 권이나 나왔는데 첫 책 나왔을 때 썼던 명함을 또 돌릴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디지털 명함이라는 게 요즘 세상쯤 되면 있지 않을까?” 하고 찾아봤더니 몇 개가 나오더라고요. 그중에서 서비스가 불안정하거나 실질적으로 전달할 때 너무 번거로운 것들을 빼고 나니까 슬라이스가 제일 괜찮아서 쓰게 됐어요. 미팅할 때나 도서전 같은 곳에서 편집자분들과 명함 주고받을 때 활용하는데 '요즘 애들은 이런 것도 쓰는구나' 라는 느낌으로 신기하게 보시는 것 같아요.
10. 이 인터뷰를 보는 분들께 무엇이든 추천해 주세요.
: 콘텐츠는 우선 제 책을 보시면 좋고, 노희준 작가님의 『내 사랑 카멜레온』도 이번에 새로 복간된 책인데 세련되면서도 흥미롭게 읽히니 추천드립니다.
시를 좋아하신다면 김건영 시인의 『널』도 추천드리고 싶어요. 동기 김준녕 소설가의 『피클보다 스파게티가 맛있는 천국』은 웹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라 많은 분들의 취향에 맞을 것 같네요 :)
이건 낭만의 연장선이긴 한데, '내가 글은 써야 하는데 안 쓰고 있다'라고 한다면 만년필을 추천드려요.
글을 일주일 정도 안 쓰면 잉크가 굳거든요. 그럼 다시 풀어줘야 해요. 만년필을 죽이고 싶지 않다면 계속 써야 한다는 작은 협박, 작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어서 글을 써야 하는데 하면서 안 쓰는 분들이 만년필 쓰시면 확실히 좀 많이 쓰세요.
서윤빈님은 디지털 명함에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 책 제목 - 프로필 태그
- 대표작들을 프로필 태그에 추가했어요!
✅ SNS 링크
✅ 작가 약력
- 문학상 수상 내역과 출간한 책들을 소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