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2] 여기어때 창립 멤버, 20년 차 기획자가 말하는 ‘관찰의 힘’ : 김홍균

[Ep.12] 여기어때 창립 멤버, 20년 차 기획자가 말하는 ‘관찰의 힘’ : 김홍균

슬라이스는 각자의 고유함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응원합니다.
그래서 찾아갑니다! 슬라이스가 슬라이서를 찾아가는 인터뷰, 슬슬마실!
열 두번째 마실은 슬라이스 유저이신 홍균 님과 함께했습니다.


김홍균 인터뷰이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초기 창업가분들을 돕고 있는 창업가의 멘토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20년 정도 IT 업계에서 기획자로 일했고, 운이 좋게도 여기어때 창립멤버로 함께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어요. 지금은 인턴으로 시작해 CEO까지 했던 경험들을 토대로 창업가를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20년간 기획자의 길을 걸어오셨어요. 기획자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선택했다기보다는 발견한 것 같아요. 저는 기획자의 재능이나 기질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관찰과 정리하는 능력이에요. 저는 스스로 그 부분에 재능이 있다고 믿었던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건데, 저는 초등학교 입학 하기 전부터 자동차가 지나가면 후미등 같은 것만 보고 저게 무슨 차인지 알아 맞추고 그런 세심한 관찰력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저희 아이도 그래요. 지금 어린이집을 다니는데 벌써 지나가는 차를 보며 벤츠다, 포르쉐다 라고 말해요.

그리고 정리는, 이건 기질적인 것 같은데 저희 할아버지께서 서예를 하셨어요. 그런 걸 어릴 때부터 많이 봐서 그런지 지금도 문서를 정갈하게 작성하고 정리하는 걸 좋아해요. 이런 걸 아주 어릴 때부터 배웠던 것 같아요. 근데 이게 직업적으로도 잘 이어졌던 것 같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관찰하고 정리하는 재능과 기질이 저랑 너무 잘 맞았던 것 같고, 거기다가 IT라는 기술적인 요소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서. 그런 게 접목되는 IT 기획자라는 일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그 한 길을 쭉 팠던 것 같아요.

관찰하고 정리하는 건 기록가로서의 자질 같기도 해요.

네 맞아요. 생각해보니 중학교, 고등학교 때 다이어리를 썼어요. 일기는 아니고 예전에 시스템 다이어리라고 링끼워서 하는 거 있잖아요, 스티커 붙이고. 그런 걸 되게 좋아했어요. 그리고 프랭클린 플래너라고 그걸 처음 2000년대 초반에 알게 됐을 때도 엄청 비쌌거든요. 한 7만 원 8만 원 했어요. 그걸 사서 매일매일 쓰는 거예요. 기록하는 걸 되게 좋아했던 것 같아요.

Q. Ai로 많은 일자리가 대체되는 시대에서 기획자의 대체 불가능한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두 개라고 생각해요. 일단 호기심. GPT가 호기심을 갖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질문하는 능력인데 GPT도 결국엔 질문을 해야 되잖아요. 답을 해주는 아이니까 질문을 어떻게 잘하냐. 근데 질문을 잘 하려면 결국엔 깊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해요.

제가 정의한 기획자의 다섯 가지 능력이 있어요. 관찰하고 수집하고 정리하고 요약해서 전달한다. 뒷단에 4개는 GPT가 할 수 있어요. 근데 관찰하는 거는 GPT가 못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역량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관찰이라는 건 길러지는 역량이라고 생각하세요?

아니요. 이거는 타고나는 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없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저는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이 뭐 하는지 봐요. 어떤 앱을 쓰는지, 다들 뭐 하는지 관찰하는거죠. 티 안 나게 사람들이 뭐에 관심이 있는지 세상 관찰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 가면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거기 지하 분수대 같은 데가 있는데 거기 앉아서 이렇게 사람들 보면 '여기서 누가 이걸 살까'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지하상가에서 누가 물건을 사지? 근데 외국인들이 엄청 많이 오더라고요. 그리고 50대 이상의 여성분들이 사기에 되게 좋은 것 같아요. 가격대나 그런 것들을 관찰하는 거 되게 좋아해요. 서점도 자주 가고요. 서점에 자주 가는 이유는 그 트렌드를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책이 많이 팔리고 서점에서는 어떤 것들을 밀고 있고 그런 걸 보는 걸 좋아합니다.

Q. 콘텐츠 마케터 인턴으로 시작해서 CEO가 되기까지 다양한 조직과 직무를 경험하셨어요. 커리어, 혹은 일에 있어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 어떤 가치를 기준으로 삼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이것도 두 가지였던 것 같은데 첫 번째는 어떤 조직이나 회사가 풀려는 문제에 내가 진짜로 공감하는가? 사실 공감도가 떨어질수록 금방 지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건 조심스럽지만 기획자는 대표님의 분신이어야 된다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내가 가서 기여할 게 있나, 그와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느냐. 그 두 가지가 제일 큰 것 같아요. 저는 늘 내가 공감할 수 있나?를 제일 1순위로 뒀던 것 같긴 해요.

Q. 스스로를 소개하는 것을 어려워하시는 분들을 위한 홍균님만의 PR 노하우가 있다면요?

저는 자신의 강점 키워드를 잘 뽑아내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러려면 스스로를 바라볼 줄 알아야 되는 것 같아요. 근데 대부분 어려워하시더라고요. 타인의 눈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지' 날 여기다 두고 이렇게 보는 거죠. 그런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진짜 나를 제대로 아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얼마 전에 런던베이글 창업자 분께서 인터뷰한 영상을 봤는데 너무 공감이 되더라고요. 그분도 내 손 모양부터 해서 진짜 나를 알아야 된다고 하시거든요. 저는 그분이 얘기하신 거 듣고 너무 소름이 돋았어요. 사람들이 스스로를 잘 관찰하지 않는 것 같지만, 저는 그게 시작인 것 같아요.

Q. 임원의 입장에서는 직원을 직원을 채용할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이건 정말 제 개인적인 판단의 기준인데 저는 이 사람의 기운과 기질 같아요. 기운은 기획자분들과 멘토링할 때 꼭 말씀드리는 게 그 면접실에 딱 들어가는 그 순간, 그 3초가 중요하다고 해요. 첫 인상, 그때 기운이 그냥 느껴진다.

사실 저도 한 천 명은 본 것 같아요. 면접을 많이 보다 보면 '어떨 것 같아' 딱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같이 일해 보면 거의 맞아요. 기질은 저는 뭔가 하나를 끝까지 해본 사람을 좋아해요. 그래서 취미가 됐든 일이 됐든 간에 끝장을 한번 본 적이 있는가, 그런 경험을 중요하게 봤던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긍정적인 사례도 있을까요?

있죠. 3년 차 미만의 주니어 기획자를 뽑는 자리였어요. 제가 그때 면접 시간에 조금 늦었어요. 회의실에 들어가기 전에 혹시 오셨나 하고 봤는데 이분이 메모지 접은 거를 막 읽고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그걸 준비한 거예요. 면접 질문과 답변. 그때 '준비가 됐다'는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고, 실제로 면접을 보니까 너무 잘 준비해 왔더라고요. 같이 일했을 때도 실력, 책임감 말할 거 없었고 너무 잘해줬어요.

신기하네요. 기운과 기질로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게

네 그것도 관찰이죠. 저는 되게 세심하게 봐요. 이 사람이 쓰는 제스처, 추임새, 단어, 말을 어떻게 마무리 짓고 어떤 단어들을 많이 쓰는가 유심히 보려고 해요. 특히 임원분들은 더더욱 그래요. 그래서 면접 한번 보면 에너지를 많이 쓰게 돼요.

Q. 디지털 명함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보통 명함 만들면 200장씩 주잖아요, 저는 직무도 자주 바뀌고 팀도 많이 바뀌고 그때마다 다시 만드는데 200장을 한 번도 다 써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이게 개인 정보니까 항상 세절했거든요. 제가 그런 거 좀 예민해서 너무 귀찮았고, 그래서 항상 이런 게 있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원래부터 갖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작년부터 멘토링을 시작하면서 저도 소개를 해야 되는데 종이 명함을 만들기에는 좀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찾다가 슬라이스를 발견하게 된 거죠.

디자인이 깔끔해서 너무 좋았고, 다른 서비스가 있었는데 유지 보수를 안 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거기는 조금 아닌 것 같다 해서 슬라이스를 선택했죠. NFC 카드도 이미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제 본격적으로 뭔가 하시려는가 보다라는 게 느껴져서 선택 했어요.

주로 어떤 분들께 공유하세요?

멘토링을 하고 있다 보니까 초기 창업가분들 그리고 대표님들께 공유해요. 되게 신기해하시더라고요. “it 업계 사람들은 좀 다르네.” 하면서 얼리 어답터 이미지로 각인이 되는 것 같아요.

Q. 커스텀 카드 디자인의 의미는 뭔가요?

제가 여기어때에 재직할 때 썼던 영어 이름이 WHY 였어요. 저는 어떤 일을 하면 “팀장님 이거 왜 해요? 이거 왜 하는 거예요? 대표님 이거 왜 하는 거예요?” 이걸 항상 물었던 것 같아요. 집에서 와이프한테 영어 이름 만들어야 될 것 같은데 뭘로 하면 좋겠냐고 했더니 “왜 왜 그거 하잖아 그러니까 그냥 와이라고 해” 그래서 이걸로 쓰게 됐습니다. NFC 카드는 크몽에 의뢰해서 디자인했어요.

Q. 만약 지금 기업 CEO로 계신다면 슬라이스를 도입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당연히 할 것 같은데요. 사원증도 대체할 수 있고, 명함이라는 게 보안 이슈도 있잖아요. 회사 나가서 명함을 잘못 활용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아직 여기 재직 중이라고 한다던가... 회수하는 것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저는 (디지털명함 사용을) 안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아요. 아직 세일즈 같은 직군들은 종이 명함이 필요할 수 있는데 그런 직군들은 개별적으로 해주면 되니까요. 일반적으로 오피스에서 일하시는 외근이 거의 없는 분들은 사실 명함 사용을 거의 안 해요. 그렇게 봤을 때는 종이 명함 제작이 낭비라고 생각해요.

슬라이스에서 어떤 기능을 가장 자주 활용하세요?

공유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저장은 많이 안하는 편인데 명함첩 이번에 개편하셨더라고요. 예뻐졌던데요. 그래서 2개 정도 등록해 봤어요. 인식률이 좋아서 놀랐습니다. 더 등록할게요.

슬라이스를 추천하고 싶은 직군 혹은 사람이 있다면?

기업은 제약이 없을 것 같고 제가 볼 때는 프리랜서들은 디지털 명함 쓰면 효용이 엄청나게 있으실 것 같아요. 왜냐하면 종이 명함은 어떤 링크를 연결하거나 내가 가지고 있는 재화를 판매하거나 그걸 연결할 수가 없잖아요. 근데 디지털 명함은 그런 것들을 활용할 수 있는 연계 포인트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너무 좋을 것 같아요.

Q. 요즘 일과 일 외의 영역에서 집중하고 있는게 있으신가요?

육아에 집중하고 있어요. 과거에 주변 어르신들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아이를 가져서 화목한 가정을 꾸려라”, ”아이를 키우면 진짜 어른이 된다" 요즘은 이 말의 진짜 의미를 깨우치고 있어요. 저는 제가 이렇게 멘탈이 약하고 자제력이 없는 사람이구나 아이를 키우면서 알았어요.

보통 자녀는 부모의 레벨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버전이라던데..

요새 "왜"를 엄청 많이 해요. "왜 이를 왜 닦아야 되냐"... 이제 "안 닦으면 충치가 생겨서 너는 이제 맛있는 걸 못 먹게 돼" 그러면 생각하다가 이를 닦죠. 또 근데 닦다가도 또 닦기 싫어해서 짜증 내요. 아무튼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진짜 몰랐어요. 육아라는 게 이런 거구나. 그래서 워킹맘 분들을 존경하게 됐어요. 진짜 쉽지 않거든요.

Q. 과거에는 노동 산출물로 업의 정체성을 규정했어요. ”저는 책을 만듭니다” ”건물을 설계합니다” 처럼요. 하지만 지금은 비물리적 행위로 직업 정체성을 규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으신가요?

고민을 좀 해봤는데 제가 잘 하는 걸로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세상이든 고객이든 관찰하고 그 안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구조화해서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어요.